제2화: 숨겨진 진실
박재민의 말은 태연의 머릿속을 혼란에 빠뜨렸다. 그녀의 연구가 완벽하지 않다는 그의 주장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재민은 분명 무언가 알고 있었다. 태연은 그의 말을 무시하고 싶었지만, 내면 깊은 곳에서는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불안감이 끊임없이 피어올랐다.
스튜디오의 조명이 그녀의 얼굴을 비추며, 곧 방송 인터뷰가 시작될 예정이었다. 태연은 인터뷰 리허설을 마쳤지만, 재민의 등장 이후 모든 것이 어수선하게 느껴졌다. 그녀는 스스로를 다잡으려 애썼지만, 불안은 점점 커져만 갔다.
“김 박사님, 5분 후에 방송 시작합니다,” 스태프가 다가와 말했다.
태연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긴장된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심호흡을 몇 차례 했다. 이 순간에 자신의 연구를 설명하고, 세상에 알릴 기회였다. 태연은 스스로에게 다시 상기시켰다. 이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미래의 금융 보안을 책임질 중요한 연구라는 것을.
그러나 박재민의 말은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그가 말했다.
"내가 떠난 이유도 그것 때문이었어. 네 기술이 안전하지 않다는 걸 그때 알았거든."
태연은 그가 정말 무슨 문제를 알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그녀를 흔들기 위한 말이었는지 확신할 수 없었다. 하지만 무엇이든지 간에, 지금은 그의 말에 신경 쓸 수 없었다. 방송이 끝난 후에야 차분하게 그 문제를 생각해볼 시간이 있을 것이다.
방송이 시작되었다. 진행자는 그녀를 화려하게 소개하며, 태연의 연구 성과에 대해 찬사를 보냈다.
“김태연 박사님은 양자 암호화 통신 기술을 통해 금융 보안의 혁명을 일으키고 계십니다. 이 기술은 도청을 원천적으로 차단하여 모든 금융 거래를 완벽하게 보호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태연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렇습니다. 이 기술은 양자 얽힘 현상을 기반으로 하여, 두 개의 입자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서로 상태를 공유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도청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지죠.”
진행자는 감탄하며
“정말 놀라운 기술이네요. 그렇다면 이 기술은 앞으로 모든 금융 시스템에 적용될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물론입니다. 이미 여러 금융 기관과 정부 기관에서 저희 기술을 테스트 중이며, 곧 실용화될 예정입니다.”
인터뷰는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다. 하지만 재민이 남긴 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태연은 한순간도 그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네 기술이 안전하지 않다는 걸 그때 알았거든."
방송이 끝난 후, 태연은 대기실로 돌아왔다. 그녀는 마음속에서 솟아오르는 불안과 싸우며, 핸드백에서 전화기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재민에게 문자를 보냈다.
“더 얘기할 시간이 필요해. 내일 만나자.”
그는 빠르게 답장을 보냈다. “알겠어. 장소는 내가 정할게.”
태연은 한숨을 내쉬며 소파에 몸을 기대었다. 그와 마주하게 될 순간이 다시 찾아왔다. 그를 떠나보낸 이후, 태연은 자신이 충분히 강해졌다고 믿었다. 하지만 이제 와서 그가 또다시 그녀의 삶에 들어오는 것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그날 밤, 태연은 쉽게 잠들 수 없었다. 침대에 누운 채로 천장을 바라보며, 그녀의 연구가 정말 완벽한지, 혹은 재민이 경고한 대로 치명적인 문제가 숨어있는 건 아닌지 끊임없이 고민했다.
그 다음 날, 태연은 재민이 지정한 장소로 향했다. 그것은 그들이 처음 만났던 카페였다. 그곳에서의 기억은 늘 달콤하면서도 아픈 감정을 동반했다. 재민과의 첫 만남, 그리고 이별의 순간까지. 그녀는 그곳에서 너무 많은 감정을 겪었다.
카페 문을 열고 들어가자, 재민이 창가에 앉아 있었다. 그의 얼굴은 몇 년 전과 다르지 않았다. 여전히 부드럽고 차분한 표정이었다. 그러나 그 표정 뒤에는 여전히 많은 비밀이 감춰져 있었다.
“오랜만이야,” 그가 먼저 말을 건넸다.
태연은 앉으며 그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왜 나한테 경고했어? 내 연구가 잘못됐다고 말한 이유가 뭐지?”
재민은 한숨을 내쉬며 테이블 위에 놓인 커피잔을 천천히 들었다.
“태연아, 네가 만든 기술은 분명 대단한 성과야. 하지만 그만큼 위험하기도 해. 네가 알다시피, 양자 얽힘은 두 입자 사이의 통신을 절대적으로 보호할 수 있지만, 그걸 악용하려는 사람들이 나타날 수도 있어.”
“그건 나도 알아. 하지만 그건 모든 기술이 겪는 문제잖아. 왜 그게 특별히 문제라고 생각하는 거야?”
“양자 얽힘의 본질은 단순히 보안 이상의 문제야. 이 기술은 누군가의 손에 들어가면, 그들이 시스템을 조작할 수 있는 방법도 생길 수 있어. 네가 미처 고려하지 못한 허점이 있을 수 있다고.”
태연은 그의 말을 이해하려 애썼다. 하지만 여전히 혼란스러웠다. 그녀는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연구를 진행했으며, 어느 것도 문제가 될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재민은 그녀가 보지 못한 무언가를 본 듯했다.
“그래서 네가 말하고 싶은 건, 내가 그 허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네가 발견하지 못했다기보단, 너무 빨리 완벽하다고 결론을 내렸다는 거지. 그리고 누군가는 그 허점을 이용하려고 할 거야.”
태연은 잠시 그 말을 곱씹었다. 그가 옳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아직 그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건지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다.
“네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구체적으로 말해봐.”
재민은 태연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이미 범죄 조직이 네 기술을 노리고 있어. 그들이 네 기술을 어떻게 악용할지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정보를 들었어. 내가 떠난 이유도 그들과 연루되었기 때문이야.”
태연은 충격을 받았다.
“그럼 네가 날 떠난 이유가 그 범죄 조직 때문이라는 거야?”
“그래. 내가 그들을 막지 못할 것 같아서, 그리고 네가 그 위험에 빠질까 봐 떠날 수밖에 없었어.”
태연의 머릿속은 복잡해졌다. 재민의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그가 떠난 이유가 범죄 조직과 관련되었다는 건 충격적이었지만, 그가 그녀를 지키기 위해 떠났다는 사실도 혼란스러웠다.
“넌 지금 그들을 막기 위해 돌아온 거야?”
재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리고 네 도움이 필요해. 네 기술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바로 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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