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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어때요?

우리는 연결되었을까, 아니면 감시당하고 있을까 : 소셜 딜레마

by 빨간고양이 2025.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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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연결되었을까, 아니면 감시당하고 있을까

 

-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소셜 딜레마》가 던지는 질문

 

흐린 하늘이 내려다보는 차가운 3월의 오후, 나는 우연히 《소셜 딜레마》를 만났다.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멍하니 스크롤하던 그 순간,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이 다큐멘터리의 주제에 정확히 부합하는 행동을 하고 있었다. 무의식적으로 스크롤하는 나의 모습이 마치 다큐멘터리 속 장면처럼 느껴졌다.

 

트위터가 처음 등장했을 때, 나는 그곳을 '디지털 광장'이라 불렀다. 우리는 그곳에서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고, 때로는 격렬하게 토론하며, 각자의 생각을 외쳤다. 타임라인은 단순했고, 알고리즘이란 단어는 낯설었다. 그때는 소셜미디어가 세상을 더 가깝게 만든다고 믿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내가 보는 타임라인은 변해갔다. 더 이상 무작위적이지 않았고, 특정한 사람들의 게시물만 반복해서 보였으며, 나도 모르게 나를 감싸는 '필터 버블' 속에 갇히게 되었다.

 

 

제프 올롭스키 감독의 《소셜 딜레마》는 이러한 변화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다큐멘터리는 두 가지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달한다. 하나는 페이스북, 구글, 트위터 등 실리콘밸리 거대 기업들의 전직 직원들과의 인터뷰이고, 다른 하나는 한 가족, 특히 10대 소년 벤을 중심으로 한 극적 재연이다.

 

클로즈업으로 시작하는 트리스탄 해리스의 얼굴에서 불안함이 감지된다. 그는 구글의 전직 디자인 윤리학자로, 친절하지만 불안한 표정으로 말한다.

 

"우리가 만든 세계는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어요. 아무도 이런 결과를 의도하지 않았지만, 지금 우리는 멈출 수 없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영화는 한 가족의 일상을 통해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을 보여준다. 10대 소년 벤은 처음엔 단순히 친구들과 소통하기 위해 SNS를 사용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가 보는 콘텐츠는 점점 더 강한 자극을 요구하기 시작한다. 감독은 이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 '알고리즘 조종사'들을 시각화한다. 마치 통제실에서 사람들을 조종하는 듯한 이 장면은 공상과학 영화 같지만, 현실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의 은유적 표현이다.

 

"그가 마지막으로 앱을 사용한 지 3시간이 지났다. 다시 돌아오게 해야 해."

 

 

조종실의 한 직원이 말한다. 그들은 벤이 다시 스마트폰을 켜도록 알림을 보내고, 그는 결국 화면을 다시 켜고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또 다른 영상에 빠져든다. 감독은 이 장면을 블루톤의 차가운 색감으로 연출하며, 기술의 냉정함과 인간의 감정 사이의 대비를 강조한다.

《소셜 딜레마》에서 가장 충격적인 대사 중 하나는 저런 레니어의 말이다.

 

"만약 당신이 무엇인가에 돈을 내지 않는다면, 당신이 바로 상품이다."

 

 

이 문장은 소셜미디어의 본질을 정확히 짚어낸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는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아니다. 그것은 치밀하게 설계된 광고 플랫폼이고, 우리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행동을 예측하고 조작하는 시스템이다. 처음에는 우리가 알고리즘을 사용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국 알고리즘이 우리를 사용하고 있었다.

 

가장 무서운 것은 이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는 점이다. 영화 속 벤의 변화도 마찬가지다. 그는 처음엔 단순한 게시글을 올리지만, 점점 더 극단적인 콘텐츠에 노출되면서 생각이 변해간다. 감독은 이 과정을 교차 편집과 시간 경과 기법을 사용하여 섬세하게 보여준다. 가끔씩 벤의 화면에 반사된 얼굴을 클로즈업하는 장면은 기술에 잠식되어가는 그의 정체성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소셜미디어는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행동을 유도하고, 감정을 조작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꾼다. 숀 파커, 페이스북의 초기 투자자는 이렇게 말한다.

 

"페이스북을 만들 때 우리가 고민한 질문은 '어떻게 하면 사용자의 시간과 관심을 최대한 많이 소비할 수 있을까'였습니다."

 

 

그의 고백은 나를 불편하게 만든다. 내가 소중히 여기는 시간과 관심이 누군가의 비즈니스 모델이 되었다는 사실이 슬프다.

나는 트위터를 떠난 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거쳐갔다. 하지만 더 이상 그곳이 '광장'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이야기하던 공간이었지만, 이제는 광고와 인플루언서들의 전시장이 되었다. 《소셜 딜레마》의 트리스탄 해리스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인간의 약점을 이용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버렸다. 처음엔 좋은 의도였지만, 지금은 멈출 수 없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영화는 소셜미디어가 우울증, 불안, 자살률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충격적인 통계를 보여준다. 특히 10대 소녀들의 자살률이 급증했다는 그래프가 화면을 가득 채울 때, 나는 마음이 무거워졌다. 감독은 이 장면에서 음악을 갑자기 멈추고 침묵을 통해 관객에게 생각할 시간을 준다. 그 침묵은 어떤 대사보다 강력하게 다가왔다.

 

다시 질문한다. 소셜미디어는 우리를 어디로 데려갔을까? 우리는 정말 연결되었을까, 아니면 점점 더 단절되었을까? 트위터가 처음 생겼을 때, 나는 그것이 열린 광장이 될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이제 그곳은 거대한 광고판이 되었고, 우리는 알고리즘이 선별한 콘텐츠만을 보게 되었다.

 

《소셜 딜레마》의 마지막 장면은 희망을 제시한다. 인터뷰에 응한 개발자들은 소셜미디어 사용을 줄였다고 말한다. 트리스탄 해리스는 "기술이 인간성을 파괴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감독은 마지막 장면에서 벤이 스마트폰 알림을 끄고 가족과 대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해질녘 풍경을 와이드 앵글로 담아내며 영화를 마무리한다.

 

하지만 문제는, 우리 대부분은 여전히 이 시스템 안에 있다는 것이다. 나는 더 이상 예전처럼 소셜미디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그것의 영향을 받고 있다. 추천 알고리즘은 여전히 내게 영상을 띄워주고, 무심코 클릭한 기사 하나가 내 검색 기록을 바꾸고, 내가 무엇을 보고 싶은지 대신 결정한다.

 

나는 정말 자유롭게 선택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선택당하고 있는 걸까?

 

이 흐린 3월의 오후, 나는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창밖을 바라본다. 거리에는 사람들이 걸어가고 있지만, 대부분 고개를 숙이고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다. 우리는 서로를 향해 걸어가지만, 실제로는 다른 세계에 존재하고 있다. 마치 평행선처럼, 결코 만나지 못하는 디지털 유령들이 되어버렸다.

 

우리는 다시 고민해야 한다. 소셜미디어는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는가? 그리고, 우리는 그 속에서 무엇을 잃었는가? 어쩌면, 진정한 연결과 소통의 의미를 찾아 나서야 할 때인지도 모른다.

 

알고리즘은 우리의 관심을 쫓아 달려오지만, 진정한 공감은 스크롤을 멈추고 서로의 눈을 바라볼 때 비로소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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